새내기 시절부터 한동안은 쭉, 좋아하는 작가를 물어보면 저는 한결같이 요시모토 바나나라고 대답을 했었어요.
일본소설 특유의 무미건조함이 마음에 들어 새 책이 나올 때마다 읽고, 구입하고를 반복했었는데
지금은 그녀의 이야기에 조금 시들시들해지고 말았어요.
그래서인지,
어떤 일이든 시기가 있다는 말에 새삼스레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요즘이랍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새 책인 막다른 골목의 추억에는 다섯 개의 단편이 실려있는데요,
단편 다섯 개의 느낌이 모두 달랐어요.
읽다 보니 황당한 이야기도 있고, 자꾸 무언가를 설명하기만 하는 것 같아서 지루했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물론, 픽하고 웃음이 나는 즐거운 이야기도 없진 않았지요.
저는 첫 단편으로 소개된 유령의 집이 참 좋았어요.
무섭지 않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따뜻해지는 유령들이 있다니!
그것도 모자라서 덤덤하게 유령을 바라보며 인사까지 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더 독특했어요.
예상 외로 마무리 되었던 이야기의 결말도 한몫 했고 말이죠.
하지만 정말, 예전 만큼은 아닌가 봐요.
읽고 난 후의 기분이 그때와 많이 다르네요.
그래도 한때 그녀의 소설로 즐거웠던 날들도 많았으니, 그 추억으로 요시모토 바나나를 기억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안 읽겠다는 건 아니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가 이런 걸까요~
뭔가 오묘합니다 그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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