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는 하나야 보석점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참고로 주인공 교코는 부자의 꿈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진 인물로써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고객들을 안내하고 도움을 주는 컴패니언을 직업으로 가진 것이 특징이랍니다.
그리하여 교코가 컴패니언으로 참여했던 하나야 보석점 고객 감사파티가 끝나고 난 뒤, 직장동료 에리가 호텔 밀실에서 죽은 채 발견됨에 따라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때 교코는 자신이 마음에 둔 부동산회사 전무 다카미가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확인하고, 옆집으로 이사 온 담당 형사 시바타를 통해 얻게 된 정보로 가까운 사이로 나아가려 애써요.
화려한 파티의 밤에 발생한 호텔 밀실 사건은 수면 아래 감춰져 있던 진실이 정체를 드러낼수록 놀라움을 자아냈고, 교코와 다카미의 합동 수사로 인해 펼쳐지는 러브 라인도 적당히 흥미로웠어요. 그러나 1980년대에 집필한 작가의 초기 소설이었던 만큼, 최근에 발매된 다른 작품에 비해 몰입감은 좀 떨어졌습니다.
스토리 라인 안에 설정된 캐릭터 역시도 진부한 감이 없지 않았음은 물론입니다. 책표지에서 복고 미스터리라는 단어의 의미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신작이 아니기에 붙여진 타이틀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 김이 빠졌던 것도 사실이에요. 이와 함께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는 책 제목마저 거부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지요. 요즘 한창 유행하는 말을 가져다 썼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어서 아쉬웠어요.
참고로, 이 책의 원제는 처음 출판되었을 당시에는 [교코의 꿈 : 컴패니언 살인사건]이었다가 [윙크로 건배]라는 타이틀로 재출간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판은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라서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느낌이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덧붙여, 책표지 디자인도 마찬가지였음을 밝힙니다.
그래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만나볼 수 있었기에 그것만은 참 좋았어요.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읽고 넘어가기에 괜찮았습니다. 덕분에 킬링타임용 도서로 남게 된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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