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 인과연]은 작년 겨울에 개봉했던 '신과함께 죄와벌'에 이어지는 후속편입니다. 참고로 얘기하자면 1편은 주호민 작가의 원작 웹툰인 '신과 함께-저승편'에 포커스를 두고 제작되었는데, 2편은 '신과함께-이승편'에 각색이 더해져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어요.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CG를 사용해 볼거리에 시선을 집중시켰던 '죄와벌'과 달리, '인과연'은 등장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인연의 고리에 초점을 맞춰서 스토리 전개가 진행되어 나가는 과정이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49명의 망자를 환생시키는 임무를 완료하면 새로운 삶을 얻게 될 것을 염라대왕에게서 약속받은 저승 삼차사에게 드디어, 기다렸던 1명의 망자가 도착하면서 영화의 포문이 열렸습니다.
강림, 해원맥, 덕춘의 환생을 위한 49번째 망자는 '죄와벌'에서 48번째 망자였던 자홍의 동생 수홍으로 결정이 났습니다. 저승법에 따라 원귀는 소멸되어야 함이 마땅하지만, 수홍의 억울한 사연을 알기에 강림은 그를 선택했고 염라대왕은 여기에 조건을 걸어 제안을 수락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저승 삼차사는 성주신이 버티고 있는 관계로 여전히 이승에 머무는 중인 허춘삼 할아버지를 수홍의 재판이 끝나기 전에 데려와야만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승으로 내려가 성주신과 허춘삼 할아버지를 만나는 것은 해원맥과 덕춘이, 저승에서 수홍의 변호사가 되어 재판을 해나가는 것은 강림이 맡아 다시금 멋진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때 강림과 염라대왕의 대립이 꽤나 볼만 했어요.
성주신은 성주로 불리며 허춘삼 할아버지와 그의 손자 현동을 지키고 있었는데요, 이때 성주신으로 분한 배우 마동석과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완벽해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성주신은 해원맥과 덕춘에게 거래를 제안했고, 이것을 두 저승차사가 받아들임으로써 이승에서도 거래로 인한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허춘삼 할아버지를 저승으로 안내하는 시간을 조금 미루는 대신, 오래 전에 둘을 저승으로 인도했던 저승차사가 성주신이었음을 알게 된 해원맥과 덕춘은 천년 전 과거의 이야기를 확인함으로써 잊혀진 시간을 기억해 내기 위해 애쓰고 있었습니다.
그 덕택에 영화 [신과함께 인과연]은 전편보다 원작의 에피소드를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새로운 설정을 부여해 이로 인한 재미를 전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인연으로 맺어져 있던 저승삼차사의 과거와 현재는, 각각의 캐릭터를 소화한 세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으로 감정의 극대화를 경험하게 하며 오감을 영화 속에 온전히 집중하게 도왔습니다. 여기에 염라의 활약과 반전이 곁들여짐으로써 인물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게 해줘 뜻깊은 시간이 아닐 수 없었어요.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절망의 굴레를 극복해 냄에 따라 새로운 삶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이들의 성장기가 심도 깊게 다뤄져 만족스러웠습니다. 긴장감을 풀어주는 적당한 유머 센스로 마음을 울리는 깨달음에 다시금 후속편을 기대하게 만든 작품이었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상황이 나쁜 것이라는 말을 곱씹게 해주었던 영화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복선을 위한 장치도 탁월했고, 성주신이 내뱉은 "펀드는 반드시 오른다." 또한 명언임을 확인할 수 있어 재밌었어요.
그리고, 저는 2부작이 끝일 줄 알았는데 흥행과 인기에 힘입어 4부작으로 완성될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의 이야기 또한 기다려 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영화 [신과함께] 3편에선 저승삼차사와 더불어 새롭게 저승에 합류한 수홍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궁금해집니다. 염라의 제안을 수락해 진기한 변호사로 활약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아 보였어요.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 봐도 진기한과 잘 어울렸고, 이로 인해 여태껏 진기한이 등장하지 않은 이유 또한 설명이 되기도 하니까요.
앞으로 남은 후속편의 경우에는 원작에 기대기보다는 영화의 장르적 특성을 잘 살려서 이로 인한 강점을 발휘하는 독창적인 스토리 구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여기에 1편과 2편의 흥행을 지속시켜나갈 비장의 무기 또한 갖춰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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