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라는 말이 가진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일반적으로는 사람을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그것은 눈에 보이는 세상이 전부는 아니다...
즉, 이 세상에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 뿐만이 아닌 보이지 않는 미지의 존재가 함께 공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온다 리쿠의 '달의 뒷면'은 저에게 참으로 난해한 소설이었어요.
노스탤지어의 세계라고 해서 향수 가득한 에피소드로 가득한 내용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던 거죠.
달의 뒷면이 아닌 책의 뒷면에 적힌 바에 따르면,
이 책은 판타지와 미스터리, 호러와 SF의 크로스오버가 환상적이며
그 중심에는 의문의 연쇄 실종사건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수로를 중심으로 이뤄진 아름다운 마을 야나쿠라에서 벌어지는 실종사건은
미스터리하지만 판타지 하다고 보기에는 어렵고,
SF적 느낌이라기보다는 호러스러움에 더 가깝다고 보여집니다.
중반부까지는 실종사건에 대해 단서를 찾아나가는 네 사람이 뭉치게 되면서
그들이 가져다 줄 해결책이 궁금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흥미진진해서
점점 몰입할 수 밖에 없었는데 후반부로 다가갈수록 몰입도가 조금 떨어질 수 밖에 없던 건 사실이에요.
두루뭉술한 열린 결말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공포 뿐,
그에 대한 답은 없으니 순응해서 살아가라는 의미만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어렵네요, 갈피를 잡기 힘든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복잡한 마음이 들기도 하구요.
흥미로운 제목만큼의 스토리는 아니어서 좀 아쉽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
온다 리쿠의 '달의 뒷면' 역시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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