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부는 대로,

1년 365일 중에서도 우리가 잊지 않고 챙기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생일입니다. 참고로 생일은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날을 의미하며, 매해 같은 날이 찾아올 때마다 생일을 맞이한 당사자에게 축하를 해주는 것이 기본이에요. 이러한 이유로 세상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축하함과 동시에 살아가는 동안의 건강과 행복을 빌기 위하여 가족 및 지인들과 만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다반사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뿐만 아니라 생일에 먹는 음식으로는 미역국, 케이크, 면이 가장 유명한 것이 사실이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생일에 미역국, 케이크, 면을 섭취하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볼까 해요. 세 가지 종류의 먹거리 모두 우리에게 있어 생일하면 빼놓을 수 없는 요리라는 공통점을 새삼 깨닫게 돼 흥미로웠다지요. 

앞서 언급한 음식은 나라별 생일 풍습과 관련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중에서도 생일날 미역국을 먹는 일은 우리나라에선 당연하게 여겨지는 관행으로 유명해요. 대한민국에서 생일에 미역국을 챙겨 먹게 된 건, 삼신상 차림에서 유래됐다는 이야기가 유력합니다. 그리하여 출산과 육아를 관장하는 삼신에게 무사히 아이가 태어난 것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아이 및 산모의 건강을 기원하며 흰 쌀밥과 미역국, 정화수를 중심으로 삼신상을 올렸답니다. 

이와 함께 산모가 출산하고 나서 산후 조리 및 회복에 도움을 주는 음식으로 미역국을 끓여 먹었기에 이러한 풍습이 남게 되었다는 내용도 만나보는 일이 가능했습니다. 미역에는 요오드와 칼슘 성분이 풍부한 데다가 피를 맑게 해주고 상처를 아물게 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식재료라 아이를 낳은 후 심신이 허약해진 산모에게 제격이었을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생일을 맞은 당사자가 낳아 주신 어머니의 은혜를 마음 깊이 새기며 미역국을 먹는단 얘기 또한 일리가 있어 보였어요. 

반면, 생일에 케이크를 먹는 이유는 서양 풍습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리스 신화와 관련된 설 중 하나로써 케이크는 달의 여신이며 출산의 신으로 잘 알려진 아르테미스에게 무탈한 출산과 아이의 무병장수를 빌기 위해 바치는 제물과 다름 없었다고 해요. 그리고 케이크가 둥근 모양으로 이루어진 건 아르테미스가 달의 여신으로 지칭되었기에, 케이크 모양 역시도 달처럼 둥글게 만들었다는 말에 납득이 갔어요.

여기에 더해 케이크에 촛불을 붙였다 끄면서 소원을 비는 까닭 또한 제대로 알게 돼 의미가 있었습니다. 소원을 비는 이들의 염원이 연기에 실려 하늘에 전달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해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어요. 

마지막으로 생일에 먹는 면은 중국의 생일문화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면발이 긴 한가닥의 장수면을 즐기는 생일 전통을 올바르게 지키기 위해서는 젓가락을 사용해 면을 끊어내거나 입으로 잘라 먹지 않고, 반드시 면이 끊기지 않도록 한 번에 끝까지 먹어야 한대요. 그래야 국수처럼 오래 살 수 있다고 믿었다네요.

장수면 같은 경우에는 귀신과 관상술에 심취했던 한무제가 상서라는 책을 통하여 사람이 인중이 길면 수명도 길어진다는 문장을 발견했고, 여기서 얼굴 '면(面)'과 국수 '면(麵)'의 발음이 크게 다르지 않아 같은 의미를 갖게 되었다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 온다고 합니다. 이로 인하여 생일에 면을 먹어야 오래 산다는 말의 진짜 의미를 깨닫게 돼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지금까지 생일에 미역국, 케이크, 면을 먹는 이유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세 가지 음식 모두 각기 다른 나라의 생일풍습이었다는 사실이 재밌었어요. 근데 우리나라에선 생일 당일에 미역국, 케이크, 면을 전부 섭취하는 일이 적지 않으므로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힘이 3배 쯤은 더 커졌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미역국이나 면을 먹는 이유에 대해선 조금이나마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케이크와 관련된 유래는 처음 확인하게 된 거라 뜻깊었습니다. 요즘은 케이크의 모양이 둥글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각양각색인데, 생일에는 이왕이면 둥근 모양의 제품으로 골라 먹어야겠다는 싶었다지요.

다양한 풍습이 한데 어우러진 생일에는 뭐니뭐니 해도 소중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보내는 것이 최고예요. 그치만 1년에 딱 한 번 밖에 없는 날이니까 미역국과 케이크는 잊지 말기로 해요. 면까지 맛볼 여유가 생긴다면 더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