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장르의 웹소설, 웹툰을 포함함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카카오페이지에서 흥미로운 작품이 연재된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어플을 작동시켰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설가의 단편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니,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던 거죠!
카카오페이지에서는 캐시를 통해 작품을 구매하면 소장의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생각날 때마다 읽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에요. 카카오페이지의 캐시는 돈을 내고 하는 충전 외에도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적립이 되어 이 또한 좋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가 선택한 이야기는, 초단편 소설연재 프로젝트로 판다플립에서 선보이는 2,000자 내외의 짧은 소설이에요. 우리가 익히 접해 온 단편이라고 말하기에는 분량이 너무나도 짧기에 초단편이라는 단어가 첨부됐는데요, 그런 이유로 단편의 10분 1정도 분량으로 짧은 시간 동안 읽을 수 있어 흥미로운 것이 사실입니다.
작품 설명에도 3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읽어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었는데 직접 읽어 보니까 그 말을 실감할 수 있겠더라고요. 덧붙여 초단편은, 단편이나 장편의 일부가 아니라 이번의 초단편 기획을 통하여 완전히 새롭게 쓰인, 그 자체로 완벽한 하나의 작품이라고 해서 설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익숙한 작가의 얼굴들이 눈에 많이 띄어서 반갑기도 했고, 새로운 이야기를 읽어내는 것은 언제나 즐거워 심장이 오랜만에 두근거리기도 했어요. 정말 많은 작가들이 참여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바입니다.
카카오페이지 초단편 소설 연재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은 위와 같습니다. 굉장히 많은 작가들의 이름이 나열돼 있어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는데요, 그들이 탄생시킨 이야기 중에서 제가 가장 먼저 읽게 된 것은 정세랑 작가의 작품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그녀의 신작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말, 너무나도 반가워서 소식을 듣자마자 어플로 달려가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정세랑 작가는 '나는 북쪽으로 걷기로 했다'와 '나는 남쪽으로 걷기도 했다'는 제목으로, 두 편의 초단편을 연재했습니다. 거대 지렁이 외계인의 침략을 받은 시점에서 전혀 다른 선택을 하게 된 두 여자의 이야기로 일기 형식으로 구성된 에피소드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상황이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남쪽으로 걷기로 한 여자의 일기는 4월, 북쪽으로 걷기로 한 여자의 일기는 5월에 쓰여졌어요. 4월의 일기를 써내려간 여자는 사람들 사이에서 스스로 고립을 택해 앞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치르는 중이었고, 5월 일기의 주인공은 거대 지렁이에 맞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인 씨앗 저장고 여섯 개의 열쇠 중 하나를 가지고 있음으로 목적지에 닿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펼쳐졌습니다.
초단편이라는 점에서 상상의 여지가 충분해 모든 페이지를 읽고 난 뒤에도 계속해서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에 따라 이야기를 이어 나갈 수 있어 재밌었어요. 거대 지렁이 외계인의 존재로 인한 혼란 속에서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도, 그저 포기하지 않고 해결책을 마주하기 위해 전진하는 게 느껴져 다행스러웠습니다. 두 여자가 보여준 선택의 갈림길은 우리가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물론, 다른 결정 역시 가능하다는 것 또한 인정합니다.
덧붙여, 여러가지 재난 상황을 겪고 있는 현재를 생각하게 만드는 소재로 경각심과 더불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던 작품이 전하는 의미를 두고두고 마음에 새기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짧지만 큰 메시지를 전해 주었던 정세랑 작가의 좋은 작품을 이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만나게 돼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작가들의 초단편도 읽어 볼 예정이에요. 그 속에서도 분명히 마음을 이끄는 이야기가 있을 테니까요. 외출해서 이동 시에 읽기 딱 좋은 카카오페이지 초단편 소설 연재 프로젝트. 우리나라 작가들의 초단편이 전하는 재미를 경험하고 싶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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