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순천을 여행하는데 있어 가장 먼저 달려갈 수 밖에 없었던 목적지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순천만국가정원이었습니다. 2023년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도심 일원을 중심으로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해서 다녀오길 잘했다 싶었답니다.
참고로, 입장권의 가격은 성인(만19~64세)를 기준으로 1일 최대 2회 출입이 가능한 보통권 15,000원/ 오후 5시(6~8월은 6시)부터 순천만국가정원에 입장 가능한 야간권은 8,000원에 판매 중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만 65세 이상은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의 증빙서류를 제시하면 무료입장 대상자에 해당되어 입장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니 이 점을 기억하고 방문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희는 4월 말에 순천만국가정원에 발을 내딛었는데 일찌감치 피어난 수국을 볼 수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수국은 6월에 만발하는 꽃으로 알고 있는데, 올해는 새삼 여름이 빨리 찾아온 느낌이 들더군요.
순천만국가정원 곳곳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음으로 말미암아 포토존의 역할을 제대로 해서 여기서 하루의 시간을 전부 보내도 부족함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특히, 나라별 특성과 환경에 따라 조성된 세계정원의 매력을 놓치지 마시길 바랄게요. 저희는 제일 마지막에 세계정원으로 발걸음을 옮겨 구경을 했어요.
우리가 제일 먼저 가게 된 곳은 순천호수정원이었습니다. 이 공간은 순천만국가정원의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경관 건축가 찰스쟁스가 순천의 산수 지형을 축소하여 디자인해 탄생시킨 것이 특징이라고 해요. 중앙의 나무다리는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동천을, 호수 중앙의 언덕은 봉화산을, 여기에 더해 순천 도심을 둘러싼 난봉산, 인제산, 해룡산을 언덕으로 표현해 냈다고 해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리고 호수는 기존 도심과 신도심의 소통의 의미하는 거라고 합니다.
위의 사진 속에서 봉긋하게 솟아오른 곳은 봉화언덕입니다. 나무다리를 건너 발을 들이게 된 봉화언덕에선 언덕의 둘레를 중심으로 구성된 길을 따라 빙글빙글 걸어 오르며 정상에 도달하는 묘미가 남달랐습니다. 호수를 건너는데 도움을 준 나무다리도 색다른 운치를 선사해서 걷는 재미가 쏠쏠했던 것도 사실이고 말이죠.
봉화언덕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난 뒤에는 바로 옆에 위치한 알록달록한 색감이 도드라지는 언덕을 거니는 일도 잊지 않았습니다. 여기는 포토존으로 인기가 상당해서 사진 촬영을 하는 분들이 꽤 많았어요. 그런 의미에서 각기 다른 색깔로 구분된 언덕의 높이에 따라 1명씩 차례대로 자리를 잡고 포즈를 취한 채 기념사진을 찍으면 멋지게 나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다음으로는 175미터를 보유한 꿈의 다리를 걸었습니다. 꿈의 다리는 컨테이너 30여 개를 활용하여 만들어진 설치미술 작가 강익중의 작품으로 세계 최초 물 위에 떠 있는 다리 미술관이라고 해요. 어린이들의 희망을 담아 그린 14만 5,000여점의 그림이 전시됨으로 인하여 느긋하게 이동하며 둘러보기 참 좋았어요.
여러 점의 그림과 한글로 쓰여진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아서 천천히 걸으며 읽어보기에도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전기통닭은 무맛이다"라는 한 문장이 웃음을 자아내고도 남았어요.
꿈의 다리를 건너면 눈에 띄는 정원 역에서 저희는 잠시 순천만국가정원을 뒤로 한 채 순천만습지를 향하여 움직이고자 스카이큐브에 몸을 실었습니다. 스카이큐브는 정원 역에서 순천만 역으로 빠르게 움직이도록 돕는 교통수단으로 하늘을 타는 택시로 정평이 나 있다고 합니다. 스카이 큐브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성인 및 청소년은 왕복요금 8천원, 편도요금 6천원, 영유아는 왕복요금 6천원, 편도요금 5천을 지불해야 해요. 그래서 왕복요금 8천원을 냈습니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여 일찌감치 순천만습지로 향한 거였는데, 이거야말로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순천만습지와 용산전망대를 보고 나와 순천만 역에서 정원 역으로 돌아오니 저희가 갔던 루트를 즐기기 위한 방문객들이 많아져서 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포착하게 됐거든요. 이러한 이유로 저는 스카이큐브를 타고 순천만습지와 용산전망대를 만나고 난 뒤 순천만국가정원을 만끽하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이른 시간에 갔더니 웨이팅 없이 바로 스카이큐브를 탈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스카이큐브에서 내려 순천만 역에 도착하고 나면 갈대열차를 타고 순천만습지로 한 번 더 들어가야 했는데 굉장히 편리했어요. 순천만습지에 놓여 있는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양옆으로 초록갈대밭이 펼쳐져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갈대밭은 가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싱그러운 봄날의 푸르름도 흡족함을 선사해서 즐거웠답니다.
순천만습지에 왔으니 용산전망대를 안 가볼 수 없어 계속 걸었고, 그러다 보니 짧은 길이의 출렁다리가 반겨줘서 사진으로 남겨봤습니다. 출렁다리 맞은 편에는 용산전망대로 가기 전 마지막 화장실이 있으니 꼭 여기서 볼 일을 보고 가기를 권합니다.
용산전망대로 가다 보니까 명상의 길과 다리 아픈 길, 이렇게 두 갈래로 나누어진 도보 코스도 마주하게 돼 흥미로웠어요. 예전 같으면 모험심을 불태우며 다리 아픈 길로 갔을 테지만, 나이를 먹고 나니 편한 게 최고다 싶어 고민 없이 명상의 길로 걸어갔습니다.
저는 사실 순천만습지와 용산전망대가 처음은 아니었는데, 꽤 오래 전에 다녀왔던지라 새롭게 변화를 꾀한 모습이 낯설기 그지 없었습니다. 등산하는 기분으로 용산전망대를 올랐던 기억이 머리에 새록새록한데 말이죠. 예전보다 한층 평탄한 산책로가 이어져 감개무량했다지요. 새삼 다행이다 싶었던 게 맞습니다.
그리하여 용산전망대에서 탁 트인 시야를 중심으로 순천만습지 전경을 맞닥뜨리게 돼 짜릿했습니다. 여전히 멋지더라고요. 날씨가 좋았던지라 더 기분좋게 다녀올 수 있었던 용산전망대였어요.
그 뒤에는 용산전망대를 내려와 순천만습지를 지나 순천만 역으로 스카이큐브를 타고 순천만국가정원으로 가려 다시금 움직였습니다. 순천만습지에서 순천만 역까지는 도보로 15분 정도 소요되고 갈대열차를 타면 금방이에요. 갈대열차는 스카이큐브 탑승권을 소지한 분들에 한하여 무료로 제공되는 이동수단인데 줄이 길다 싶으면 걸어서 가도 괜찮겠더군요.
돌아갈 때는 역시나 사람이 많았어요.
스카이큐브의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빨라서 순식간에 순천만역에서 정원역으로 돌아올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로써 순천만습지와 용산전망대에 이어 순천만국가정원 돌아보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가더라고요. 반나절 넘게 있었는데도 내부 전체를 다 살펴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 있어 섭섭하진 않았답니다.
전라남도 순천 여행 중 첫 번째 목적지로 만나 본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용산전망대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집니다. 봄날의 풍경이 멋드러진 정원도 감동을 전했는데 사진보다는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최고니까 시간 날 때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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