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이 찾아오기 전, 충북 보은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은 속리산 법주사였습니다. 매표소 근처에 속리산 국립공원 마스코트로 보여지는 깃대종 하늘다람쥐 하늘이의 캐릭터 동상이 설치되어 있어 반가운 마음에 기념사진을 찍어 보았다지요.
참고로, 법주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성인 기준 1인당 5,0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했으니 참고해 주세요. 덧붙여 주차장에 차를 대면 주차비 5,000원을 내야 합니다. 단, 하루 종일 주차가 가능해서 이 점은 괜찮아 보였어요.
속리산 법주사는 세조길 자연관찰로를 따라 걷다 보면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해가 쨍쨍하니 날씨가 더울 때도 키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줘서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인 길과 다름 없었답니다.
그리하여 잠시 후, 눈 앞에서 만나보는 일이 가능했던 법주사 일주문 정면에는 '호서제일가람'이라고 쓰여진 현판이 부착되어 있어 눈여겨 볼만 했어요. 호서제일가람이란, 충청남도와 충청북도를 통틀어 으뜸 사찰이라는 뜻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사찰을 꽤 오래간만에 방문하게 된 거라 일주문이 가까워지자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때가 없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위의 사진은 속리산 법주사 정문입니다. 속리산의 대표 사찰로 명성이 자자한 법주사는 553년 의신조사가 서역에서 불경을 가지고 와 절을 지을 곳을 수소문하다가 산세의 험준함을 확인한 뒤, 이곳에 세운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혜공왕 12년(776)에 진표율사가 낡은 건물을 헐거나 고쳐서 다시 짓는 중창을 진행했고, 고려시대를 거쳐 현재의 규모를 갖추게 되었으나 정유재란으로 전소되었다고 해요. 그리하여 이후 조선 인조 2년(1624)에 사명대사 및 벽암대사가 증건하고 증축함으로써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찰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걸음을 멈추게 만든 건, 보은 법주사 마애여래의좌상이었습니다. 보물 제216호로,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마애불이라고 해요. 마애불은 암벽에 새긴 불상을 의미하며, 이 여래 좌상 같은 경우에는 약 6m의 높이를 자랑하는 커다란 바위에 의자에 앉아 있는 의상으로 조각된 것이 특징입니다.
온화함을 일깨우는 둥근 얼굴을 중심으로 길다란 귀와 꽉 다문 두꺼운 입술, 눈두덩의 뚜렷함 등이 고려 초기 마애불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고 하니 이부분을 보다 관심있게 봐주셔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화려한 연꽃 위에 자리잡은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마애여래의좌상 바로 옆에는 지장보살이 조각된 모습도 확인할 수 있으니 이 점도 기억을 해주세요. 아쉽게도, 따로 찍어놓은 사진이 없네요.
이와 함께 멀리서도 눈에 쏙 들어오던 통일호국 금동미륵대불의 눈부신 자태 또한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높이는 무려 33m이며 검푸른 녹과 오염물질을 제거한 뒤 금박을 덧씌우는 개금불사로 재탄생되었다고 해서 이에 따른 웅장함이 고개를 높이 들어 바라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어요.
덧붙여 금동미륵대불 아래에 위치한 용화전 또한 잊지 말고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여기는 미륵삼존불을 모시고 있는 곳으로 사진촬영이 금지된 공간이니 이 점도 잊지 말아주세요.
보은 법주사 팔상전은 석가모니의 일생을 여덟 장면으로 구분하여 그린 팔상도를 모신 5층 목조탑으로써 국보 제55호에 해당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목조탑으로 건축적 가치가 크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니 놀라운 스케일을 접하게 해줘서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법주사를 처음 만들 때 지어진 것으로 전해지는데,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사라진 것을 선조 38년(1605)부터 인조 4년(1626)에 걸쳐 벽암 대사가 주관하여 다시 세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5층으로 이루어진 건축물로써 보는 것만으로도 멋스러움이 도드라져 발걸음을 쉽게 뗄 수가 없었습니다.
팔상전 내부에는 팔상도와 더불어 이곳만의 참배(기도)하는 방법에 대해 쓰여진 종이가 붙어 있어 이를 따라 움직여 봤습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두손 모아 입장한 후 시계방향으로 세 번을 돌면서 소원을 빌면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임산부나 어린이 등 절을 하기 힘든 분들이 기도 드리기 좋은 전각이라는 말이 이해가 갔어요.
대웅보전 앞쪽에 세워진 건, 보은 법주사 사천왕 석등입니다. 불교에서 수미산의 사방을 지키는 수호신인 사천왕이 조각되어 있으며 높이는 3.9m랍니다. 밑받침돌과 위의 받침돌이 대칭을 이루게끔 조각된 연꽃과 사천왕상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보은 법주사의 대웅보전은 무량사 극락전, 화엄사 각황전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불전의 하나로 손꼽힌다고 해서 눈길이 갔습니다. 대웅보전 안에는 높이 5.5m, 허리둘레 3.9m에 이르는 국내 소조불 좌상으로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는 보물 1360호 보은 법주사 소로비로자나삼불좌상이 안치되어 있으니 내부도 잊지 말고 확인해 보세요.
여기에 더해 신라의 석등 중에서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보은 법주사 쌍사자 석등도 만났습니다. 3.3m의 높이를 지닌 널따란 8각의 바닥돌 위에 올라간 사자 조각의 위엄이 대단했어요. 사자 두 마리가 서로 가슴을 맞댄 채 뒷발로 아랫돌을 디디고 섰고, 주둥이와 앞발로 윗돌을 받친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아 보였답니다.
쌍사자 석등이라는 이름답게 쌍사자가 석등을 받치고 선 포스가 어마어마해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진짜 멋지더라고요. 국보 제5호로 지정된 문화재의 아우라가 탄성을 내뱉게 도왔습니다 .
또 하나 눈에 띄었던 건, 보은 법주사 철솥은 보물 제1413호입니다. 무게는 무려 20톤에 달하며 높이는 1.2m, 지름 2.7m, 둘레 10.8m, 두께 10cm를 가진 철솥은 법주사 공양간 근처에 있었던 거라고 추정된다고 해요. 큰 사발의 생김새를 지닌 철솥은 쌀 40가마를 담을 수 있는 규모랍니다.
철솥 안에선 여러 개의 동전이 포착됐는데요, 아마도 동전을 빌며 소원을 빌고 간 관광객들의 염원이 담겼을 거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는 그야말로 다채로운 유물들로 가득한 문화재의 보고로의 역할을 하는 사찰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절 안을 걷는 내내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해서 시간 가는 줄 몰랐거든요. 뿐만 아니라 속리산에 둘러싸인 법주사의 풍경마저 장관이라 잠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순간마저 황홀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덕택에 흡족한 충북 보은 여행을 시작하게 돼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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