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역 2번 출구로 나와 전용통로의 무빙워크를 따라서 이동하면 곧바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도달하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박물관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중심을 이룬다고 봐도 무방한 이곳에선 다양한 유물의 전시를 만남으로써 지식을 쌓을 수 있음은 물론, 곳곳에 자리잡은 야외시설로 인해 소풍 온 기분을 만끽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 가능해 나들이를 즐기기 더없이 좋아요.
이날 역시, 날씨가 화창해서 가족단위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넓은 야외 공간 속에서 제 눈에 가장 먼저 띄었던 장소는 바로 거울못이었답니다.
거울못은 국립중앙박물관 본관 건물로 향하고자 계단을 걷다 보면 오른쪽으로 보이는 연못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사진과 같이, 박물관과 더불어 주변의 자연 풍경이 커다란 못 안에 비춰짐으로써 붙여진 이름이 거울못이라고 해요. 우리나라 전통 정원의 원리를 토대로 산과 물의 조화를 바탕으로 꾸며진 못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거울못에 비친 풍경은 '반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에도 부족함이 없었어요. 빛이 반사하여 비치는 것을 뜻하는 두 글자는, 거울못에 비친 국립중앙박물관 주위의 모습을 한번 더 바라보게 만들며 여유를 선사하기도 했답니다.
거울못의 한가운데서 멋스러움을 뽐내는 정자의 이름은 청자정이에요. 2009년에 건립되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을 기념하는 상징물이라고 하니 이 점 역시 눈여겨 볼만 합니다. 그런 이유로, 청자정에 올라 바라보는 경치도 아름다울 것이라고 예상이 됐어요.
그러나 거울못의 진가는, 청자정이 바라다 보이는 반대편에서 확실하게 확인이 가능하니 이 점을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제가 사진을 찍은 곳이요!
계단 아래쪽으로는 이렇게, 거울못의 아름다움을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도록 벤치가 마련돼 휴식 공간으로도 더없이 좋았어요.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지 않으면서 초록덩굴과 함께 느긋함을 경험하게끔 건축된 구조상의 장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벤치 역시도 그래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거울못에는 잉어가 살아요. 유유히 헤엄치면 커다란 연못에 모습을 드러내던 잉어들이 한가로움을 더했다지요. 작은 규모의 연못은 아니었던지라 한 바퀴를 천천히 둘러보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갈 것 같아 산책로로도 최고임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은 생각보다 더워서 오래 걷는 대신, 건물 안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겨야 해서 아쉬웠을 따름이었어요.
한낮의 뜨거웠던 태양이 조금씩 저물기 시작할 때쯤 국립중앙박물관 떠났는데, 이 순간의 거울못 풍경이 아까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겨 잠시나마 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내부 못지 않게 야외시설이 잘 구축되어 있고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아서 다음엔 선선한 날씨에 맞춰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볼까 생각 중이에요. 제가 찾아갔던 6월의 오후는 너무나도 뜨거워서 보류.
모두들 저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해가 조금씩 자취를 감추기 시작할 때쯤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 머무르며 거울못과 함께 하는 모습이 익숙하게 눈에 들어오기도 했어요.
그리고, 잉어 못지 않게 뽈뽈거리며 자유자재로 거울못을 누비던 오리도 발견! 아이들이 신나서 오리를 따라 달리는 모습도 즐거움을 전해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거울못에 비친 오후의 풍경에 반했던 하루는, 오랜만에 짤막한 서울여행의 재미를 선물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만들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전시 보러, 공연 보러, 풍경 즐기러 꼭 다시 오기로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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