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그 이름, 청춘.
그리고, 이지형이 이야기하는 청춘의 모든 것.
언제쯤이었을까-
그때가 아마 토이의 객원 보컬로 등장해 '뜨거운 안녕'을 부르기 전후였을 거예요.
이지형이라는 남자와, 그의 음악에 꽂혀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 했던 날들이 있었어요.
혼자서 콘서트 가겠다고 예매까지 했었는데 가지 못 했던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한때 그의 소품집을 찾아 음반 가게를 방황하던 시간이 추억으로 남아 있는 걸 보면
저도 나이를 먹긴 했나 봅니다요...;
결혼 소식 이후로 득남하셨다는 소식에 이제서야 축하의 인사를 건네며,
오늘은 최근 발매된 이지형의 3집, 청춘마끼아또를 들어 봅니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지나 발매된 이지형의 앨범 속에는
그가 생각하는 청춘의 과정이 온전히 담겨져 있었습니다.
청춘,
저는 그 이름만으로도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내어주고 싶을 정도로 이 단어를 좋아해요.
하지만 청춘이 결코 아름다운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속된 말로 피터지게 싸우고, 고민하고, 방황하던 시간의 결과물들이 담긴
앳된 나날들이 쌓이고 쌓여야만 손에 쥘 수 있는 것이니 만큼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이지형의 청춘 역시 제가 생각하는 청춘과 다를 바 없었으니까요.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지,
그 누구든 청춘을 이야기할 권리는 있는 거잖아요.
한 남자의 아내로, 한 아이의 아버지로,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이지형이 30대 중반에 서서
노래하는 청춘은 달콤 쌉싸름한 맛이 혀 끝을 감도는 커피 한 잔을 생각나게 합니다.
'청춘'과 '마끼아또'로 구성된 두 장의 CD에서는 공백기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풍성한 음악선물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고 있어서 더 좋았어요.
저는 특히 '스무살의 침대'와 '아름다웠네'가 머릿 속에 자꾸 맴도는데요,
스무살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과 그 풋내나는 시절의 싱그러움이
음악 속에 녹아들어 귀여움이 느껴지기도 하더라구요.
계피와 함께 부른 '아름다웠네' 속 두사람의 목소리는 잔잔하면서도 참 예쁘고^^
청춘마끼아또, 라는 앨범 제목을 들었을 때 제가 생각한 건 고작 커피의 종류였을 뿐인데,
마끼아또에는 '얼룩, 점찍다' 라는 뜻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더 의미심장해 보인다고나 할까요?
앞으로도 이렇게, 그의 이야기를 노래로 많이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청춘 이야기를 한 거라서 이 시대 청춘들에게 해 줄 말은 없다지만
앨범을 듣는 내내 반 쯤은 알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요'ㅁ'
나머지 반은 제가 스스로 살아가면서 생각해 볼래요. 청춘은 그런 것이니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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