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요일 예능 [인생에 한 번쯤, 킬리만자로] 5회는 킬리만자로 등반 이틀을 앞둔 시점에서 최후의 훈련을 위하여 산악회원으로 지칭되는 출연진 오마이걸 효정, 손호준, 윤은혜, 유이가 마테루니에 오르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가이드 대장 하지의 추천으로 최종 예행연습을 위해 걸음을 옮긴 것인데요, 실제로 킬리만자로에 앞서 마테루니를 등반하는 일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마테루니는 킬리만자로 자락에 위치한 마지막 등반 훈련 코스로 명성이 자자하다고 해요. 참고로, 킬리만자로 5박 6일 여정 중 이날의 코스가 첫날과 가장 비슷하다고 해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리하여 네 사람 모두 만반의 준비를 마친 뒤, 마테루니를 소개해 줄 가이드 엑사우디를 따라 이동했어요. 마테루니 폭포의 경우에는 가이드와 동행해야만 입산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마테루니 등반 코스는 생각보다 마냥 험난했습니다. 시작점부터 A구간까지는 마을을 따라 뻗은 오르막길로 몸의 긴장을 푸는 워밍업 코스, B구간은 정글처럼 울창한 숲길로 이루어진 데다가 길이 좁아서 대열을 맞추는 것이 포인트라고 해요. 이와 함께 C구간은 폭포로 향하는 마지막 급경사가 존재함으로 말미암아 근지구력과 심폐지구력이 중요하다고 해서 눈이 번쩍 뜨였답니다.
앞서 언급한 모든 걸 견뎌내야만 비로소 폭포를 만나는 게 가능하다고 해서 이 점 또한 눈여겨 볼만 했습니다. 등산복을 갖춰 입은 채로 훈련에 임하게 된 멤버들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며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는데, 신비로운 풍경이 눈 앞에 펼쳐져서 그 말이 이해가 갔어요.
마테루니는 해발 2,500m에 위치한 마을로 탄자니아 전통 부족인 차가족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커피와 바나나 농사를 짓는 것이 특징이라고 해요.
등반 초반에는 여유로움이 가득 느껴졌지만, 코스가 이어질수록 몸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모습이 도드라져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1시간 반쯤 경과했을 즈음, 유이와 호준은 계속되는 내리막으로 무릎에 통증을 느꼈고요. 유이와 은혜는 어깨와 관련된 문제가 있음을 털어놨습니다. 그중에서도 은혜는 쇄골뼈가 부어오른 원인으로 배낭 짐 중에서 가장 무거운 물을 지목했고, 이로 인해 네 사람이 조금씩 나눠 마시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다행스러웠어요.
킬리만자로 등반 시에는 하루에 2리터의 물이 필요해서 무게에 유의해야 한다고 해요. 유이 역시도 마찬가지였다고 하네요. 짐을 메고 오래 걷기 위해선 배낭의 무게 균형을 맞추는 것도 필수임을 알게 돼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힘을 모아 무릎에 무리가 안 가도록 엉덩이에 힘을 주며 걸어가 마테루니 폭포에 도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무릎 강화를 위한 하체 특훈을 다짐하던 순간도 멋져 보였어요.
이렇듯 좋은 경치를 벗삼아 기념촬영을 한 후에는 드디어 가벼운 마음으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식사를 위하여 마테루니 마을에 거주하는 차가 부족의 탄자니아 가정식으로 한 끼를 해결했습니다. 기름에 살짝 튀기듯 볶은 흰 쌀밥 '왈리'는 코코넛 갠 물과 소금으로 풍미를 높이는 것이 특징이며, 단백질 보충 수단인 콩 스튜 '마하라게'는 밥에 곁들이는 탄자니아 가정식 단골 메뉴라고 해요. 삶은 소고기를 토마토를 비롯한 각종 채소와 볶아낸 '냐마야음츄지', 그린 바나나와 뿌리채소인 얌을 고깃국물에 삶아 만든 '마찰라리', 약밥처럼 밥에 고기와 향신료를 넢어 쪄내는 요리인 '필라우', 탄자니아 기본 반찬으로 시금치와 비슷한 채소 및 당근 등을 기름에 볶아 완성시킨 '음치차', 탄자니아 고추를 토마토와 갈아 기름에 볶아서 만든 매운 소스 '필리필리'의 비주얼이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어요.
산악회원들은 처음 먹어봤음에도 탄자니아 가정식이 입에 잘 맞았는지 감탄을 터뜨리며 리필을 반복했습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유이는 필리필리를, 효정은 한국의 시금치 무침과 흡사한 음치차에 푹 빠졌다지요. 냐마야음츄지는 한국 닭볶음탕에 갈비찜 섞어놓은 것 같다는 은혜의 말과 닭볶음탕에 토마토가 들어간 것 같다는 유이와 호준의 말로 인해 그 맛이 매우 궁금해졌습니다. 마찰라리는 담백한 감자수프와 비슷했다고 합니다. 필라우는 인도네시아 볶음밥 나시고렝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이 점도 기억에 남았어요.
대체적으로 향신료 맛이 강하지 않아 더 좋았다고 해요. 이중에서도 호준의 최애 음식은 필라우였음이 밝혀졌습니다.
맛있게 밥을 먹고 난 뒤에는 소설가 헤밍웨이부터 영국의 왕실까지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진 탄자니아 커피를 맛보는 시간이 이루어졌습니다. 탄자니아 커피 가이드 제리의 설명으로 특별한 체험까지 즐질 수 있어 금상첨화였다지요.
탄자니아 커피 만드는 법은 이렇습니다. 커피나무에서 수확한 붉은색 커피콩의 껍질을 기계로 벗겨내 햇볕에 말려요. 그러면 속껍질이 남아 있는 커피콩이 되는데, 이것을 절구로 빻아서 없애줍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생두에서 분리된 커피콩 껍질을 골라내고 난 다음에 커피콩을 볶으면 됩니다. 탄자니아 전통 로스팅 방법에 따라 솥단지에 생두를 붓고 센 불에 강하게 볶아 검게 그을려줘요. 소요시간은 약 15분이랍니다.
그리하여 나타난 미디엄 로스팅 원두를 가루로 만드는 그라이딩 단계에 다다랐는데, 그라인딩 역시도 탄자니아 전통 방식인 트왕가로, 기계가 아닌 절구를 사용하는 모습이 눈에 쏙 들어왔어요. 덧붙여 갓 빻은 커피 가루는 통째로 물에 넣고 끓이는 침출식 방법으로 진행됐습니다.
냄비에 끓인 커피는 커피 가루를 즉석에서 필터에 걸러내 마시게 되었습니다. 커피잔에 작은 거름망을 올리고 그 위에 커피를 부어주면 완성이에요.
탄자니아 커피의 맛은 산미가 적고 고소한 것이 장점이랍니다.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라고 하니 저도 언젠가 먹어봐야겠다 싶어졌어요.
멤버들은 탄자니아 커피를 맛보기에 앞서 절구 방망이로 커피콩의 속껍질을 벗기는 작업을 몸소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동안 마을 사람들의 노동요가 이어지며 흥겨운 한때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멤버들을 위한 특별한 노래와 함께 할 수 있었기에 이 또한 잊지 못할 추억으로 자리잡을 거라고 봐도 무방했어요.
모든 일정을 완료하고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뒤에는 저마다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와중에 아침 조깅 훈련과 더불어 마테루니 등반 내내 무릎 통증을 토로하던 호준은 진통제로 버티다가 근육 완화와 통증 제어를 위한 주사를 처방받으며 힘겨운 한때를 보냈어요.
일단 무릎 통증이 급성으로 왔기에 하루 더 지켜보고 킬리만자로 등반 가능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해서 귀추가 주목됐어요. 다만, 혹시라도 아프고 무리가 되면 등반하지 말라는 조언을 듣게 돼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호준이 쉬는 동안 은혜, 유이, 효정은 저녁 식사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 속에서 은혜표 아보카도 덮밥 레시피가 눈을 뗄 수 없게 도우며 관심을 집중시켰어요.
아보카도를 좋아하는 은혜, 효정과 달리 유이와 호준은 불호에 가깝다는 말을 듣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메뉴를 선택한 거죠. 유이가 명란 아보카도 덮밥을 유일하게 먹을 수 있었다고 했기에,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은혜만의 요리 비법으로 탄생된 새로운 아보카도 덮밥의 모습이 강렬한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습니다.
은혜표 아보카도 덮밥 레시피는 위와 같았습니다. 제일 먼저 한국에서 만들어 온 멸치볶음을 밥 위에 듬뿍 얹어주고, 약불에 앞뒤로 노릇하게 구운 고기를 고명으로 아낌없이 올려줍니다. 이 고기는 전날 바비큐 파티 때 먹지 않고 킵해 두었던 걸 사용했다고 해요.
여기에 큼직하게 썰어낸 탄자니아 야생 아보카도와 아삭한 상추에 은혜가 직접 만든 소고기 장조림을 곁들이고요. 버터에 양파를 달달 볶아서 소스처럼 위에 부어주면 은혜만의 아보카도 덮밥이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명란 대신, 우리가 밥 반찬으로 익숙하게 접해 온 멸치볶음과 장조림을 활용한 점이 감탄을 자아냈어요. 버터에 볶은 양파 역시도 신의 한수라고 봐도 무방해 보였고 말이죠.
한국 반찬과 탄자니아 식재료가 환상적인 조합을 뽐낸 아보카도 덮밥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을 꿀꺽 삼키게 만들기 충분했어요. 이 정도면 유이와 호준도 맛이 없다고 하지 못할 것 같아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란후라이까지 올려주니, 놀라운 맛을 자랑하는 아보카도 덮밥이 만들어졌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덕분에 유이도, 호준도 아보카도 불호파에서 벗어나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포착하게 돼 보기 좋았습니다.
게다가 이날은 효정이 만든 치즈 감자채전까지 함께 해서 금상첨화였다죠.
넷은 밥을 먹으며 이틀 뒤로 다가온 킬리만자로 등반을 위해 결의를 다져 나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주에 방영될 6회가 더욱 기다려집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한 최종 점검이 만만치 않아 보여서 마음 단단히 먹게 됐을 듯 해요.
그럼 저는 예능 [인생에 한 번쯤, 킬리만자로]와 다시 또 함께 하게 될 주말을 고대하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칩니다. 호준의 무릎 통증이 괜찮아졌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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