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다 무네키의 소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새로운 표지와 함께 재출간되며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삶을 살게 되는 여인, 카와지리 마츠코의 일생을 다룬 작품으로써 나카타니 미키가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가 특히나 유명한 것이 사실입니다.
유골함을 손에 들고 방문한 아버지의 부탁으로 마츠코 고모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된 쇼는 여자친구 아스카와 함께 그녀가 살았던 아파트에 찾아가 뒷정리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확인하라 수 있었던 이야기는 흥미로움을 넘어선 놀라움을 자아냈고, 그로 인해 쇼는 마츠코에 대한 궁금증이 깊어져 이것을 직접 해결하기로 결심합니다.
쇼가 고모를 추적해 나가는 현재와 마츠코의 과거가 교차됨으로 인해 경험할 수 있었던 한 여자의 인생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잔혹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중학교 국어선생님으로 평범한 날들을 보내던 와중에 휘말려 버린 제자의 절도사건으로 가출을 결심, 작가 지망생 테츠야와의 동거와 테츠야 친구 오카노와의 불륜을 겪은 후 터키탕에서의 일을 시작하며 또다른 전환점을 맞이하는데 불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터키탕에서 넘버원 자리에 올라 많은 돈과 명예를 거머쥐었으나 오노데라와의 만남으로 교도수에 수감되며 예상치 못한 길을 걸어나가는 마츠코. 그곳에서 마주하게 된 메구미와의 인연이 출소한 뒤에도 좋은 연결고리가 되어주었으나 절도사건의 주인공이었던 쇼와의 조우는 충격적인 결말로 그녀를 이끌 뿐이었습니다.
사랑이 삶의 전부였던 여자, 마츠코. 그녀는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으며 계속되는 순간을 버텨내다 제목에 걸맞는 비극적인 죽음과 함께 운명을 달리하게 되는데요, 너무나도 음울한 일대기로 인해 책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마음이 무거워져 페이지를 쉽게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조카인 쇼가 마츠코에 대한 진실을 확인해 나가면서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백수로 흘려보내던 시간 속에서 맞닥뜨리게 된, 알지 못했던 친척의 비극적인 결말과 더불어 여자친구 아스카가 전하는 진심 또한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츠코는 불행했다고 여겨질만한 삶을 살았음이 분명하지만 순간순간을 되돌아 보면 행복 또한 존재했음을 알기에, 그리고 혐오스러움이라는 단어로 표현해선 안 되는, 감춰진 그녀만의 내면 속 슬픔을 알아봐주는 사람이 하나 쯤은 있었으므로, 그래서 참 다행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저는 영화로 먼저 알게 됐는데, 원작을 읽고 나니 분위기가 너무나도 달라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두 작품 나름의 개성과 장점이 두드러지니 시간 된다면 영화도, 책도, 꼭 함께 하시길 바라는 바입니다. 살아있을 당시 사랑을 갈구해야만 했던 마츠코의 속사정 또한 안타까움을 자아내니 그에 대한 사연 또한 눈으로 제대로 접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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