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이불 밖은 위험해' 파일럿은 대한민국 방송계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다섯 남자들의 흥미로운 시간을 담아낸 예능이었습니다. 배우 이상우, 하이라이트 멤버 용준형, 가수 박재정, 국민픽 워너원의 강다니엘, 엑소 시우민이 숙소에 머물며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어떻게 보면 특별할 것이 없었던 게 사실이긴 해요.
프로그램 자체가 그저 같은 숙소에서 함께 하며 휴식을 취하면 되는 컨셉이었는데, 다섯 사람의 공통점이 집에 있기를 좋아하는 집돌이였기에 처음에는 모두가 하나되지 못하고 따로따로 방에서 나오지 않는 것이 웃음을 유발했어요. 그동안 바쁜 생활을 해온 유명인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방송이라 느껴지긴 했으나 정말 아무것도 안 할 가능성이 존재했기에 무리수를 감안한 도전이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긴 하지만요.
TV에서 보여졌던 것과는 달리 그들은 진정한 집돌이 라이프를 보여줬는데, 그게 그렇게나 부러울 수가 없었어요. 유명인들의 평범한 일상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아 좋았고, 이들 또한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경험하게 해줘 재밌었거든요.
코미디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즐거워하던 이상우, 만화책을 보며 젤리를 먹던 강다니엘, 기타는 가끔 연주하지만 축구 유니폼은 소중히 다루던 박재정,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낯을 많이 가리던 용준형, 꼼꼼한 정리정돈으로 눈을 사로잡은 시우민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불 밖은 위험해'에서 막내를 맡은 강다니엘은 귀여움 그 자체였어요. 먹성이 좋아서 끝도 없이 음식이 들어가던 위대함을 보여줬고, 순수함 가득한 미소로 혼잣말을 즐기며 보는 내내 즐거움을 전했어요. 국민픽으로 선정된 이후 바쁜 활동으로 쉴 틈이 없었을텐데 이 방송을 촬영하던 순간 만큼은 꿀 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어 기쁘지 않았을까 싶어요.
단순히 귀엽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마음 씀씀이도 착해서, 이를 갈고 코를 고는 자신으로 인해 뒤늦게 합류한 시우민이 제대로 잠들지 못할까봐 거실로 내려와 잠을 청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서먹하던 첫날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함으로 바뀌었고, 용준형은 집돌이들과 레일바이크를 타러 가기 위해 아침부터 토스트를 만들며 분주했는데 그 모습에서 역시나 따뜻함이 엿보였습니다. "최선을 다했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토스트는 비주얼만으로도 군침이 넘어갈 정도였어요.
이와 함께, 자진해서 멤버들을 깨우고 운전을 해 함께 레포츠를 하러 나가던 리더십이 돋보였던 순간도 기억에 남아 있어요.
레일바이크를 타기에는 다소 무더운 날씨로 재난 문자까지 받아야 했던 상황이었으나 네 명의 집돌이는 꿋꿋하게 레포츠를 즐기며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이때 이상우의 장난으로 레일바이크 페달이 뻑뻑해지는 순간이 존재했는데, 그때 터져 나온 용준형의 발언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장난꾸러기 맏형과 함께 웃으며 레일바일크에서의 시간을 누리던 박재정, 용준형, 강다니엘의 모습이 훈훈했어요. 레일바이크 활동을 마치고 맛있는 식사를 대접한 용준형이 스케줄로 인해 자리를 비워야 했던 것이 그런 의미에서 너무나도 아쉬웠답니다. 3일 뿐인 일정이었는데 그조차 내지 못해 빠르게 돌아가야 했던 이들의 빡빡한 생이 안타깝게 여겨질 수 밖에 없었어요. 대신, 그로 인해 얻게 되는 수익에 대한 부러움은 내 몫일 뿐이니 이건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지요.
잠에서 깨어난 이후 시우민은 VR게임에 빠져 자신만의 시간을 보냈는데 굉장히 오랜만에 가지는 게임의 여유가 아닐까 싶어서 그 모습이 굉장히 행복해 보였어요. 저도 한번 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요즘도 인기 있는 게임이기도 하고 말이죠.
요즘은 아무래도 예전보다 아이돌에 대한 관심이 덜해진 게 사실이지만, 프로그램 하나가 분위기를 뒤바꿔놓을 수 있음을 '이불 밖은 위험해'를 통해 다시금 확인케 돼서 스스로에게도 좀 놀랐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엑소 시우민을 새롭게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본업은 아이돌이요 취미는 청소로, 한 마디로 청소요정이었던 엑소 시우민. 강다니엘과 함께 방을 쓰게 됨으로써 그가 어질러 놓은 공간을 구분짓지 않고 전부 청소해 깔끔하게 만들어 놓으면서 이목을 집중시켰어요. 눈에 쏙 들어오는 단계별 스킨케어를 통해 자기관리를 잘하는 연예인임을 알 수 있었고 스트레스를 청소로 푸는 스타일임을 인지시켜 그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키기도 했습니다.
게임에서 패배한 슬픔을 청소로 푸는 모습 또한 눈에 들어와서 인상적이었어요. 바쁜 스케줄로 두번째 날 새벽에서야 늦게 도착함으로써 더 많은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 시청자의 입장에서 괜히 더 아쉬워지기도 했답니다.
맥주를 마시며 만끽하는 비어 요가와 마지막날 밤을 수놓던 바베큐 파티는 화룡점정이었습니다. 집돌이들을 위한 취미박스 속에서 튀어나온 램프의 요정 같았던 강남과 요가 강사. 직접 집돌이들의 숙소로 찾아와 캔들 만들기는 물론 푸짐한 저녁을 맛보게 해준 소유진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취미박스를 열어 동영상을 보면, 그 안의 인물이 튀어나와 직접 취미에 빠져들게 도운 것은 이 프로그램의 포인트 중의 하나라고 봐도 될 듯 합니다.
바베큐 파티에서 박재정이 집돌이들을 위해 만든 볶음라면도 파티의 흥겨운 분위기를 높였다. 용준형 대신 뒤늦게 합류한 조정치가 30분이나 걸리는 요리냐며 타박했지만, "사랑을 첨가라느라" 오래 걸렸다던 강다니엘의 부연 설명은 너무나도 예뻐서, 가라앉을 뻔한 분위기를 잊게 해주고 그에게 시선을 뗄 수 없게 했어요. 어쩜 그리 말도 어여쁘게 하던지! 배려 돋는 막내 덕택에 엄마 미소가 지어졌던 찰나였습니다. 그리고 박재정의 노력 역시 맛있다는 말을 통해 보상받았으니 참 잘됐다 싶었어요.
아, 그리고 같은 방을 사용한 시우민과 강다니엘의 케미가 참 좋았는데, 너무 짧아서 섭섭했어요. 서로를 향한 애정을 뿜어대던 두 남자를 다시금 같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보기도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다섯 집돌이들의 흥미진진했던 휴식기는 그렇게 마지막 밤의 바베큐 파티로 마무리가 되었어요. 스케줄 맞추느라 고생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짧은 시간 동안 여유 부릴 수 있어 좋았을 거라 예상됩니다.
밖에 나가지 않고도 충분히 신났지만 야외 활동 또한 있었기에, 집돌이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며 좋은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게 됐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혼자만의 집돌이 라이프가 같이 함께 하는 집돌이 생활이었기에 유쾌했던 '이불 밖은 위험해'였다. 레일바이크는 다시 타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캔들 만들기를 통해 자신의 또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뿌듯했던 용준형과 여전히 젠가에 얽매인 시우민의 뒷이야기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듯 해요.
생각보다 정말 중독성 있는 프로그램이었기에 가능하다면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돼 자주 볼 수 있기를 희망했고, 실제로도 편성이 돼 방영이 되긴 했지만 어쩌다 보니 놓쳐 버렸네요. 하지만 파일럿으로 방영할 때가 정말 재밌었기에 많이 아쉽진 않아요. 이와 함께,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공감대 형성을 도와준 프로그램인 만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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