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부는 대로,

어린 시절, 이발소를 지나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삼색등은 저에게 사실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문득, 생각을 곱씹어보다 보니까 궁금해졌어요. 이발소에 설치된 삼색등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그래서 다양한 경로로 검색을 해본 결과 호기심을 해결하는 것이 가능한 답을 알아내게 되었답니다.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그 결과에 대해 알려드리도록 할게요! 

삼색등은, 이발소에서 일하는 이발사의 역할에 대한 의미가 숨어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에선 이발사가 머리를 깎는 것 뿐만 아니라 외과의사의 역할까지 겸했대요. 기원 전 16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면 알 수 있는 사실로, 그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은 머리도 깎고 치료도 받기 위해 이발소를 출입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수술 도구로 사용하는 나이프가 예리함을 자랑해서 면도나 머리카락을 자르는데도 유용했다는 게 흥미로웠어요. 

이발사의 의사 겸업은 18세기까지 성행했지만, 프랑스의 장 바버라는 최초의 이발사가 1804년에 등장함으로써 의사와 이발사가 별도의 전문직으로 유럽에서 분화되었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메야나킬이란 이발사 겸 의사가 1540년 프랑스에서 둥근 막대기에 청색, 홍색, 백색을 칠하여 이발소의 문 앞에 내걸게 된 것이 이발소의 상징인 3색 원통의 시초라는 점도 기억해 주시면 좋겠네요.

여기서 각각의 색깔마다 상징하는 것이 또 다른데 청색은 정맥, 홍색은 동맥, 백색은 붕대를 뜻함으로써 이발을 하기 위해 찾는 손님이 아닌 긴급 환자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알아볼 수 있게 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답니다. 

근데 사실,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유교 전통으로 인해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상투를 틀어 올려야 했기에 이발사란 직업이 없었다가 고종 32년인 1895년 단발령이 내려진 후에 왕실 최초의 이발사로 안종호라는 인물이 기록에 남아 있다고 하니, 이 점이 참 재밌게 느껴져요.

요즘은 예전보다 이발소를 찾아보기가 힘들어져서인지 몰라도 삼색등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면 정말 반가운 게 사실인데요, 오늘 이발소 삼색등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했으니 다음에 직접 보게 되면 다시금 되짚어 봐야겠습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깊은 뜻을 지녔던 삼색등의 의미를 이제는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