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서늘할 땐 따뜻한 국물이 최고죠! 이날은 찌개 생각이 나서 친구와 함께 홍대 심슨탕에 방문했습니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연예인들의 싸인이 인상적이었고, 곳곳에 자리잡은 캐릭터 피규어가 눈에 들어왔던 곳이었어요.
그중에서도 특히, 요 빨간 시계가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시계 바깥으로 스푼과 포크가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고, 분침과 초침 역시도 포크와 나이프...라니요.
이거야말로 식당 인테리어의 화룡점정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센스 최고!
음식을 주문하고 나면 기본 반찬이 나옵니다. 단무지와 멸치볶음과 김치는 메인메뉴와 함께 음미하면 그만이에요. 저는 요 세 가지 반찬 중에서 멸치볶음이 제일 입맛에 잘 맞았어요.
심슨탕과 같이 먹을 밥 한 공기도 큰 그릇에 나와요.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심슨탕을 밥에 곁들이라는 뜻으로만 준비된 게 아니라는 점을 미리 알아두시면 좋아요.
이곳의 찌개와 궁합이 매우 잘 맛는 음식을 확인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모든 테이블에는 간장과 버터가 놓여져 있습니다. 이것은 간장버터밥을 직접 만들어서 심슨탕과 함께 먹으라는 뜻인데요, 밥 위에 버터를 넣고 간장을 적당량 뿌려서 잘 비벼 먹으면 고소한 짭짤함이 감탄사를 자아낸답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먹어보는 간장버터밥이라서 그럴 수도 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물론, 요것만 먹었다면 느끼함이 전부였겠으나 우리에겐 사골부대찌개인 심슨탕이 함께 했기에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지요. 단언컨대, 간장버터밥은 심슨탕이 선사한 신의 한수였다고 확신합니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저희가 주문한 메인 메뉴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름하여, 심슨 세트메뉴! 그중에서도 심슨 2인세트로 오리지널 심슨탕이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있어요.
그리고 오리지널 심슨탕을 둘러싼 부분은 부대볶음과 고로케 1개, 가라아게 1개에 모짜렐라 치즈토핑으로 구성돼 군침을 꿀꺽 삼키게 도왔답니다. 참고로 심슨탕은 12시간 동안 사골과 양지를 넣어서 끓여낸 육수에 햄, 치즈, 소시지, 감자, 양배추 등의 각종 야채로 맛을 낸 사골부대찌개라고 해요.
심슨탕은 존슨탕으로 불리는 부대찌개에 사골을 곁들여 깊은 맛을 냈다는 의미에서 깊을 심(深)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한 마디로 존슨탕을 변형한 음식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저와 친구 같은 경우에는 이태원에 위치한 바다식당에서 존슨탕을 먹어본 경험이 있어서 심슨탕의 맛이 더 궁금하기도 했어요.
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치즈가 서서히 맛깔나게 녹는 것이 눈에 띄는 순간, 절로 숟가락을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라면이 익으면 먹으려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아주 조금 기다렸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세트메뉴의 비주얼만큼은 최고였던 찰나이기도 했어요. 부대볶음은 모짜렐라 치즈 토핑과 함께 하면 매콤함에 부드러움이 더해지니 같이 드시길 권합니다. 다만 떡볶이, 제육볶음, 소세지 야채볶음이 한데 섞여 완성된 부대볶음은 솔직히 말해서 양념 자체가 제 취향이 아니었음을 밝힙니다. 개인의 입맛은 소중하니까요.
그치만 고로케와 가라아게의 맛은 훌륭했어요. 1개씩만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말이죠. 그래도 둘이서 사이좋게 반쪽씩 나눠 먹는 게 가능해 좋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부대볶음 말고 가라아게랑 고로케가 여러 개 같이 나오는 메뉴가 있으면 더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기대했던 심슨탕의 맛은 김치가 포함되지 않은 사골부대찌개로 평범한 맛을 경험하게 하는데 그치고야 말았습니다. 이미 존슨탕을 먹어본 경험이 존재해서 아쉬움이 더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양배추의 양이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현저히 적었고, 존슨탕의 부드러움보단 부대찌개 특유의 얼큰함이 순화된 맛에 더 가까워서 특별함을 발견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만의 강점이 없진 않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골부대찌개인 심슨탕과 간장버터밥이 어우러질 때 느낄 수 있는 조화로운 맛의 향연! 따로 먹으면 별거 없지만 같이 먹으면 시너지가 발생하게 돼 맛있는 식사를 마주하는 것이 가능해서 만족스러웠어요.
그러니 꼭, 심슨탕을 주문하고 난 뒤에는 간장버터밥을 함께 먹으며 즐거움을 만끽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입맛에 맞는다면 말이지요.
평일 저녁시간대였지만 어느새 테이블이 가득찬 걸 보면, 심슨탕의 인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가수 심태윤이 심슨탕 대표라는 사실은 예전부터 알았는데 이제서야 와보게 돼서 감회가 새롭기도 합니다. 제 생각엔, 심슨탕의 심은 단순히 '깊을 심'에 그치지 않고, 심태윤의 '심' 역시도 의미하는 글자이기에 선택된 것이라고 짐작해 봅니다.
홍대 심슨탕은 현재 황보가 운영중인 곳이라고 합니다. 가게에는 안 계시더라고요. 하지만 뭐, 운이 좋으신 분들은 만나볼 가능성도 없지 않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아,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제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여 보겠습니다. 심슨탕에선 세트 메뉴 말고 그냥 심슨탕을 시키세요. 부대볶음에 좋아하는 음식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면 세트메뉴도 괜찮겠으나 그게 아니라면 심슨탕으로도 충분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희는 언제 또 와보겠냐며 시켰는데, 한 번 먹어본 걸로 충분하다 여겼어요.
홍대 근처에서 사골부대찌개 생각이 난다면, 심슨탕에도 들러 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무난한 부대찌개의 맛이 간장버터밥으로 변화를 꾀하는 순간을 직접 맞닥뜨려 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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