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끼 작가의 웹툰 '치즈 인 더 트랩'이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최종화를 선보이며 7년 만에 완결됐습니다. 보는 내내 지나간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던 치인트는, 많은 독자들의 인생 웹툰으로 자리잡으며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수작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단행본은 물론이고 드라마로 제작된 것에 이어 영화까지 만들어질 정도였으니 어마어마한 인기를 실감하는 것이 가능한 작품이지 않았나 싶어요.
휴학을 마치고 복학한 홍설이 군생활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같은 과 선배 유정과 예상치 못한 관계를 쌓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작가만의 놀라운 심리 표현이 돋보이는 그림과 문장을 만날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장학금을 받아 학비를 대신하고자 학업에 열중하면서 끝없는 아르바이트에 매진하느라 바쁜 홍설과 잘생긴 데다가 돈도 많고, 공부도 잘하고, 성격까지 좋아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유정의 접점은 같은 과 선후배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겉모습과는 다른 선배의 내면을 후배가 우연히 맞닥뜨리게 되면서 둘의 사이는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단순한 로맨스라고 보기에는 난해한 감정의 소용돌이가 홍설과 유정을 통해 드러나면서 두 사람을 포함한 주변 인물들의 갈등과 화합, 분노와 용서를 넘어선 애증이 격정적으로 펼쳐지는데 이로 인해 스펙터클한 대학생활을 엿볼 수 있어 놀라웠어요.
여기에 유정의 친구 백인호가 등장해 오묘한 삼각관계를 이루는 점도 눈여겨 볼만 했습니다.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세 사람의 사랑과 우정은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거듭하며 결말을 궁금하게 만들 정도였답니다.
웹툰 '치즈 인 더 트랩'은 상상 이상의 로맨스릴러를 확인하게 해주면서, 앞으로 벌어질 모든 일이 우리의 선택으로 인한 것음을 상기시켰어요. 스스로가 원하지 않았다면 분명하게 달라졌을 현재를, 작가는 인호의 입을 통해 설에게 전했고 그것으로 인해 유정과의 관계 역시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게 도왔습니다.
지나간 저의 대학생 시절은, 이들이 보낸 것 만큼 어마어마한 사건으로 가득했던 것은 아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수를 불러 일으키게 했다지요. 그런 이유로 대학생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캠퍼스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시간에 대한 로망을, 이 시간을 거쳐 온 사람들에게는 아련함을 전해줄 작품임이 분명해 보였답니다.
공통점이라고는 없어 보였던 홍설과 유정이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며 로맨스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던 것 또한 큰 의미를 전했어요. 이해하기 쉽지 않았던 유정의 인생 또한 충분한 이유로 가득찼음을 알게 되니 더더욱 그랬습니다.
만인의 유정 선배로 인기몰이를 했던 독특한 캐릭터의 묘미도 생생하게 살아나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고 생각됩니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은 호기심 이상의 강렬한 연민과 안타까움을 자아낼 뿐만 아니라 엄청난 공포와 혼란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됐어요.
결코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웹툰 '치즈 인 더 트랩'은 순탄치만은 않았던 학창시절,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로맨스와 스릴러가 적절히 섞여 탄생된 로맨스릴러다운 결말이자 또다른 시작을 향하여 나아가는 출발선이었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 얽히고 설켜 생겨난 연결고리가 단단하게 맺어지고 또 끊어지면서 경험하게 해준 삶의 순간은 녹록치 않은 인간의 생을 고스란히 들춰내며 공감대를 쌓게 해주었답니다. 무사히 마지막회까지 볼 수 있어 좋았고, 단순하다고 볼 수 없는 속 깊은 내면을 낱낱이 파헤치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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