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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짱이는 노래한다/만화 & 영화 속으로2018. 7. 24. 08:00

영화 [웜 바디스] : 조금 덜 무서웠던 좀비물 안에서 피어난 로맨스와 음악의 조화로움



영화 [웜 바디스]는 지금까지 관람한 영화 중에서 좀비가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며 지켜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중간 중간 흠칫하게 되는 순간이 없지 않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양호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인간이었던 시절의 기억을 잊고 살아가던 좀비 R은 폐허가 되어버린 공항에서 다른 좀비들과 함께 지내오다가 우연히 인간 소녀 줄리를 만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감정을 통해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 사랑이었어요. 


인간과 좀비의 로맨스가 시작됨에 따라 끊임없이 대치하며 전쟁을 일삼던 두 종족의 대립은 극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었지만, 오히려 이 두 존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최후의 해결책이었으니 눈 앞에 마주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급선무였답니다. 





지금까지 만나왔던 좀비들은 본능에 의해 움직이며 잔혹함을 드러내는데 치중했기에, 영화 <웜 바디스> 속 의식을 갖고 사랑을 할 줄 아는 좀비와의 만남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어요. 뿐만 아니라 사랑을 느낌으로써 멈춰 있던 심장이 뛰는 것으로 새로운 국면을 확인하게 해준 점도 재밌었고, 그저 인간과는 다른 생명체로 좀비들 각자의 생활방식에 따라 일상을 보내는 장면 역시도 눈여겨 볼만 했습니다. 아마, 좀비가 인간을 먹는 존재만 아니었더라면 세상은 충분히 평화로웠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만약 그랬다면, 이런 특별한 영화를 볼 기회가 영영 사라졌겠죠. 갈등을 불러 일으키는 매개체로 인해 작품의 재미가 더해지는 건 인지상정이므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평소처럼 하루를 살던 R의 좀비 세계에 줄리를 포함한 인간들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침입하자 소름 끼치는 대립이 이루어졌는데 이때 맞닥뜨린 상황은 참혹함 그 자체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피가 낭자한 찰나에 좀비의 마음 속에 파고든 단 하나의 사랑. 줄리의 남자친구 페리의 뇌를 먹어치운 이유가 큰 역할을 했겠지만 어쨌든 R은 줄리를 구했고, 이로 인해 다른 좀비들로부터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답니다. 





R이 자신을 잡아먹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자 줄리 역시 조금씩 마음을 열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인간 세계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어 이들의 사랑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렇듯 인간과 좀비의 대립만으로도 충분히 혼란스러운 와중에, 좀비 초기 단계에서 부패가 더 진행됨으로써 결국에는 최종 단계를 거쳐 탄생된 보니가 등장해 위협을 가하니 이거야말로 첩첩산중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보니는 인간과 좀비 모두에게 위협적인 존재였기에, 이로 인해 벌어지는 서사의 영리함이 눈에 들어왔던 것 또한 사실이었어요. 덧붙여, 로미오와 줄리엣을 뛰어넘는 애절한 사랑을 보여주던 R과 줄리가 고전과 같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전략이 필요함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좀비의 몰골을 하고 있었으나 그것마저도 너무나도 멋졌던 R은 니콜라스 홀트로 인해 비주얼적인 면과 더불어 연기의 탁월함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조금 덜 무서웠지만 그래도 공포감을 조성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는 좀비물에서 그의 존재는 다행스럽기 그지 없었어요. 



동명의 원작 소설을 맛깔나게 재구성해 만들어진 영화 [웜 바디스]는 스토리와 배우 못지 않게 음악이 귀를 기울이게 만들어 오감을 만족시켰던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영화관에서 보는 내내 귀에 꽂히는 음악이 좀비물 안에서 피어나는 로맨스의 아련함과 위기에 놓인 세상에 희망을 전해주는 느낌이라 좋았답니다.


좀비 영화가 취향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볼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영 마음이 불안하다면 일단 소설 먼저 읽어보기를 권해요. 색다른 좀비 로맨스가 전하는 재미를 꼭 만나보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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