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부는 대로,

서울 문래동 예술촌(창작촌) 한켠에 자리잡은 카페 동향은 매일 운영되는 게 아니라고 해서 더 눈에 띄었습니다. 평소에는 카페 쉼표말랑으로 만나볼 수 있으며, 이곳이 영업을 하지 않는 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 바로 팝업 카페 동향이었거든요. 홍콩과 마카오의 영향을 받은 공간으로써 또다른 맛을 선보인다고 하니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밥을 먹고 나서 어디로 갈까 고민하며 걷다가 만난 카페였는데, 날씨는 좀 쌀쌀했지만 햇살이 쏟아져 들어와 눈부신 풍경을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기에 발걸음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음료와 디저트를 골라 식사 후의 티타임을 만끽했던 하루였답니다.

음료와 케이크의 종류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로 인해 소소함을 엿보는 게 가능해서 즐거웠던 한때였습니다. 다만, 카드결제가 되지 않고 현금 결제 또는 계좌이체를 해야만 하는 점은 조금 불편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혹시라도 일요일에 문래역 카페 동향을 방문하실 예정인 분들이라면 현금을 꼭 지갑에 넣어가시길 바라는 바입니다.

호두초코칩케이크, 데블스푸드케이크, 레몬케이크의 생김새가 눈에 들어왔기에 이중에서 한 가지를 주문하게 됐습니다. 케이크 가격은 4~5천원선으로 저렴해서 이 점은 마음에 들었어요. 여러 조각 시켜서 나눠 먹어도 괜찮았겠지만 이미 배가 부른 상태였어서 한 조각만 선택했어요.

주문하는 곳을 지나면 마주할 수 있는, 사진과 같이 내부 테이블이 마련된 공간이 시선을 사로잡았던 카페 동향이었어요. 아기자기한 배치가 눈에 들어오는 테이블 외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 앉는 것이 가능한 온돌방 형식의 공간도 존재하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로 인하여, 한옥을 멋스럽게 리모델링한 인테리어가 감탄을 자아내게 했던 카페임을 인정합니다. 

저희가 주문한 디저트는 호두초코칩케이크로 이탈리안머랭버터크림이 위에 올라가 있는 케이크였습니다. 윗부분을 장식한 크림의 맛은 부드러웠고, 아래쪽에 자리잡은 케이크는 먹기 좋은 단단함이 입맛에 잘 맞아서 좋았어요. 그중에서도 초코칩이 케이크 사이에 콕콕, 많이 박혀 있어서 흡족했답니다.

따뜻한 차와 함께 먹어주니 맛이 그만이었어요. 많이 달지 않고 적당히 바삭하고 부드러워서 감칠맛을 더해주는 풍미가 최고였답니다. 양도 넉넉해서 친구들이랑 나눠 먹으니 즐거운 주말이 완성됐던 게 사실이고 말이죠. 케이크가 담긴 접시도 은근히 동양적인 멋이 뿜어져 나와 시선이 갔던 하루였습니다. 

아랫부분까지 스푼으로 저어 마시라고 알려준 밀크티도 많이 안 달고 따뜻해서 취향에 잘 맞았습니다. 밀크티 가격도 3,500원으로 저렴했는데 맛도 괜찮아서 신났어요. 찻잔과 컵받침에서도 단아함이 느껴지는 게 예뻤고 말이지요. 

많이 진하지 않고 적당히 우러나온 홍차의 맛이 입가를 맴돌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던 순간이 여전히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문래역 7번 출구 근처에 자리잡은 서울 문래동 예술촌에서 우연히 맞닥뜨렸던 팝업 카페 동향은 일부러 검색해서 찾아간 것이 아니라 더 뜻깊었습니다.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장소인 만큼, 언젠가 다시 또 방문하게 된다면, 그날이 일요일이라면 이곳으로 다시 또 발걸음을 옮겨보고 싶네요.

주말에 문래동 창작촌으로 발걸음을 옮길 분들 중에서 일요일에 여기 오게 된다면, 카페 동향에서의 티타임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