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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짱이는 노래한다/공연, 전시 한편 어때?2019. 7. 6. 20:33

[데이비드 호크니전] 삶을 사랑하고 변화를 받아들일 줄 아는 화가의 그림을 만나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2, 3층에서 진행 중인 데이비드 호크니전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대규모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전시장을 찾고 있는 게 사실이랍니다. 전시 기간은 2019년 3월 22일부터 8월 4일까지인데, 지금이 7월이니까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늦지 않게 방문해 화가의 그림과 삶을 직접 만나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4월에 갔다왔어요. 전시 후기는 이제서야 작성하지만, 행동력은 재빨랐다고 합니다. 다만, 평일 아침에 찾아갔는데도 입장을 곧바로 하지 못하고 기다렸어야 해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도슨트 투어를 통해 그림과 화가에 대해 조금 더 깊이있는 성찰이 가능해 즐거웠어요.



참고로, 제가 전시를 봤을 때는 관람객들이 시간대에 맞춰 입구 앞에서 기다리면 도슨트 투어를 경험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고 하니 이 점을 기억해 주셔야 하겠어요. 도슨트 투어를 원하는 사람들은 많아서 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나 싶네요. 5월부터 시행됐다고 하니 운이 좋았네요. 


전시장 안에서는 사진 촬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입장 전에 포토존 사진만 간단하게 찍어봤어요. 포토존에 사용된 그림은 데이비드 호크니가 그린 '나의 부모님'입니다. 그림과 다른 점은 의자에 앉아 계시던 부모님의 모습이 사라졌다는 것 뿐이에요. 대신에 기념촬영을 즐기는 관람객들이 착석해 촬영할 수 있으니 사진 찍는 거 좋아하시면, 이곳을 꼭 놓치지 마시길 바라겠습니다. 



전시 관람에 앞서 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서울시립미술관 1층의 오른쪽 공간에 물품 보관함이 마련되어 있으니 필요하다면 이용해 보세요. 무료료 사용이 가능하거든요. 100원을 넣고 잠가서 보관해야 하지만, 물품을 찾기 위해 열쇠를 반납하면 100원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니 이 점을 꼭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도슨트 투어 외에 설명이 필요하다면,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시는 방법도 있어요. 가격은 3천원이고 신분증을 맡겨주셔야 한니 이 또한 잊지 마세요. 



데이비드 호크니는 1937년 7월 9일 태어났으며 영국 브래드퍼드 출신으로, 대중적인 명성을 얻게 된 건 1960년대에 로스엔젤레스로 이주하면서부터라고 해요. 이번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에서는 1950년대 초부터 2017년으로 이어지는 133점의 다양한 작품을 시기별로 7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마주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랍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데이비드 호크니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작품이 수영장 연작일 텐데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이날 입장 전에 받게 된 안내 책자에 그려진 <더 큰 첨벙>은 단순하지만 사실적인 묘사가 두드러져 보는 것만으로 시원함을 경험하는 작품이라 좋아해요. 



1964년부터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 가까운 곳에 머무르며 그림을 그렸는데, <더 큰 첨벙> 역시 이때 탄생한 그림이에요. 1967년 작품이거든요.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그림에서 전해져 오는 풍경이 그리워지는 요즘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두 번째 섹션'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날 수 있었어요. 


첫 번째 섹션은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기'라는 타이틀로 구성되었고, 여러 그림 중에서도 <첫번째 결혼>과 <두번째 결혼>이라는 제목 아래 그려진 그림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결혼의 의미와 반대되는 어두운 표정을 지닌 신랑과 신부가 함께였고, 그림의 색채 자체 또한 밝은 편이 아니었거든요. 단순히 이성애자를 바라보는 동성애자의 시선이 아니라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한 고찰이 이러한 색감을 완성시킨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두번째 결혼'의 경우에는 캔버스가 육면체로 구성된 점이 재밌었어요. 


덧붙여, 호크니가 초상화를 그릴 땐 인물의 관계를 매우 중요시했다는 점도 기억에 남아요. 




단순히 색을 잘 쓰는 화가였던 것이 아니라 에칭 기법을 통해 섬세한 표현까지 해낼 줄 아는 인물이었다는 걸 알게 돼서 의미있었던 데이비드 호크니전이었습니다. 그리고 데이비드 호크니 관련 다큐가 상영되는 공간이 있어서 전부 다 시청하고 나오니 화가가 조금 더 가깝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에요.


회화, 판화, 드로잉에 그치지 않고 사진과 더불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한 작품을 선보였던 것 역시도 감명깊었어요. 오래된 기법과 신기술의 결합으로 탄생된 그림 또한 눈부시긴 마찬가지였으니까요.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그림에 접목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습이 멋졌습니다. 다큐 영상이 1시간 정도 되는 것 같았는데 흥미진진해서 다 보고 나왔어요. 하하!


화가의 작품이 존재하는 내부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3곳의 전시장을 돌아다니다 잠깐 쉴 때 서울시립미술관의 모습이나마 담아봤습니다. 빛이 내리쬠에 따라 황홀한 풍경을 선보이는 미술관의 모습도 멋스럽더라고요. 



굉장히 정정하고 유쾌한 데다가 긍정적인 삶의 소유자와도 같았던 데이비드 호크니를 영상을 통해서나마 확인하게 돼 반가웠습니다. 위트로 가득할 뿐만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태도 또한 올곧고 신념있게 느껴져서 감동적이었어요. "삶을 사랑하세요."라는 말이 입에서 터져 나왔을 땐 절로 감동스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화가가 살아가는 현재의 인생을 그대로 표현한 말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거든요. 그래서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큐에서 제작과정을 살펴보는 게 가능했던, 50개의 작은 그림이 이어져 완성된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도 장관이었으니 직접 확인해 보세요.


이와 함께 <2017 12월, 스튜디오에서>는 3천장의 사진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사진 드로잉 작품이자 최근작이라는 점에서 주의깊게 지켜볼만 했습니다. 



도슨트 투어로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었는데 시간이 꽤 지나다 보니까 잊혀진 내용이 많네요. 앞서 언급한 이야기는 그런 의미에서 입장 전에 받은 안내 책자를 참고했음을 밝힙니다. 투어 끝나고 나서 천천히 관람하다 보니 시간이 정말 훌쩍 지나갔던 하루이기도 했어요. 오래간만에 그림 전시회 온 거라 더더욱.


전시장은 총 3곳이었는데, 한 번 퇴장하면 재입장이 불가능하니 잘 보고 다음으로 넘어가시는 게 좋아요. 티켓에 표시를 해준답니다. 



삶을 사랑하고 변화를 받아들일 줄 아는 화가의 그림으로 채워진 공간이 전한 감동을 맞닥뜨리게 돼 행복했던 데이비드 호크전이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사람이 많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주말보단 평일 아침에 입장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게 그나마 북적거림이 덜할 테니 기억해 주세요.


지금같은 계절에 잘 어울리는 수영장 시리즈 속 <더 큰 첨벙>의 매력에도 푹 빠져 보시고요. 실물을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던 순간을 저는 오래오래 기억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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