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취향

드라마 [무법변호사] : 복수를 정의로 뒤바꾼 변호사들의 짜릿한 법정액션활극

베짱꼬북 2018. 10. 4. 02:02



법정 드라마의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는 요즘, 조금 특별한 작품을 만난 기억을 더듬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만나 볼 드라마는 바로 무법번호사예요. 장르로 따지자면 짜릿한 법정액션활극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마지막까지 짜릿함을 선사한 법정액션활극 드라마 무법변호사는, 복수를 정의로 뒤바꾼 변호사들의 의기투합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같은 날에 어머니의 죽음과 실종을 경험한 봉상필과 하재이가 무법도시 기성에서 우연이 아닌 인연으로 만나 경험하게 해준 활약상은 그야말로 엄청났어요.

 

지금까지 마주했던 법정 드라마와는 다르게 격렬한 액션이 가미됨으로써 흥미로움을 더했고, 법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던 끝없는 음모와 대립,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전개가 심장을 쫄깃해지게 만들며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도왔던 것 역시 눈여겨 볼만 했답니다.

 


특히, 악인으로 분한 안오주의 카리스마는 실로 대단했다죠. 봉상필이 복수를 위해 반드시 무너뜨려야 하는 존재로 그의 소중한 사람들을 계속해서 위험에 처하게 만든 장본인이자 어마무시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행동주의자로 보여지는 모습들이 공포감을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휴전을 선언하며 봉상필과 한팀이 되어 그들을 압박하는 최고의 절대권력에 맞서 싸우는 순간도 확인할 수 있어 이 점 역시 시선을 집중시켰어요. 결국, 모든 인간은 살기 위해 싸우는 것임을 확인하게 해줬으니까요.


최민수의 무게감 있는 연기와 압도적인 비주얼은 언제 봐도 최고임을 오랜만에 증명시켜준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하여 그가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태수 역을 맡았을 때 내뱉었던 명대사가 문득 떠올랐는데, 이것만으로도 안오주 캐릭터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 지금, 떨고 있니?"

 


기성을 지배하는 실질적인 절대권력이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절대악의 무서움을 은근하게 표출했던 차문숙. 겉으로는 명판결을 내리는 판사로 명성이 자자했으나 속은 시커멓게 쎃어 각종 비리와 탐욕에 빠져 있는 관계로, 악행이 하나 둘씩 드러날 때마다 소름이 끼칠 정도였어요.

 

고향을 지키는 정의의 여신 행세를 지속하다 더 높은 곳을 오르기 위해 새로운 결단을 이행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맞닥뜨리게 되는 봉상필과의 만남이 놀라운 반전과 결말을 선사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드라마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던 이혜영의 연기는 말할 필요 없이 완벽했어요. 그중에서도 차판사가 가족을 만들지 않는 이유가 굉장히 인상깊게 들려왔습니다. 평생 떼어내지 못할 약점으로 자리잡게 될 존재임을 알기에 혼자만의 삶을 선택했다는 것인데, 가족이 사람을 바보가 되게 만든다는 단호한 말투가 굉장히 충격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답니다.


소중한 사람을 지켜야 함으로써 위기에 노출되는 순간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원하는대로 꿋꿋하게 살아 온 차문숙의 인생을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녀는 정말이지 악이 되려고 탄생한 인물의 결정체와 다름없었습니다. 법의 심판을 내리며 청렴하게 지내 왔다면 진정한 정의의 여신으로 그토록 원했던 대법원장의 자리를 꿰찰 수 있었을 텐데, 국민들의 신망을 얻으며 자신의 길을 갔을 거라고 여겨지니 그게 참 안타까웠어요.

 


여주인공 하재이로 분한 서예지 또한 소신대로 살아가는 변호사로 색다른 매력을 뽐냈습니다.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며 깡 넘치는 성격으로 정의를 앞세워 스스로의 길을 걸어가는 과정이 멋졌고, 그러다 잘못된 판결을 내린 재판장에게 주먹을 날린 장면에선 내 속이 다 시원했어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관계로 때때로 주먹이 먼저 나갈 때가 있긴 하지만, 주먹이 우는 것을 달래는 일이 다반사였으니 그녀에겐 아쉬움이 더했을 거예요.


봉상필과 힘을 합쳐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성장해 나가는 재이의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어요. 가족으로 인해 약해질 때가 없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변호사로의 소임을 다하며 권선징악을 실현하는 장면들이 와닿았기도 했고요. 이와 함께, 봉변과의 러브 라인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이야기 속에서 잠시나마 마음에 말랑말랑함을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봐왔던 여성 변호사 캐릭터를 뒤엎는 차별점이 하재이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결말에 다다라서는 봉상필과 하재이의 공동변호로 차문숙을 심판하던 명장면 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하재이가 납치 사건의 주인공이 되어야 했던 건 시나리오상의 아쉬운 점으로 남네요. 굳이 비슷한 상황을 반복할 필요가 있었나 싶을 만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 보였어요.

 


드라마 무법변호사 마지막회는 시청률 8.9%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습니다. 여기에는 연기는 물론이고 액션까지 척척 소화가 가능한 이준기의 공이 컸어요. 캐릭터 표현을 위해 체중 감량에 공을 들였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굉장히 날렵한 모습들이 두드러졌답니다.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변호사가 된 봉상필이 법의 심판을 따르며 정의를 구현함으로써 맞이하는 결말 역시도 감명깊었어요.


무능을 가장한 설계로 작전을 치밀하게 수행해 나가며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리더십을 포함해 법이 아닌 주먹을 휘둘렀던 봉상필이 죄없는 사람을 법으로 살해되지 않도록, 법에 맞서 싸우는 무법변호사가 되어가는 걸 지켜보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사람은 판사가 아닌 변호사라며, 변호사의 중요성을 피력하는 대사들 또한 공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단순한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닌 판사와 변호사의 대결로 불거진 싸움이 법 앞에서 공정하게 판결이 났기에 이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덧붙여, 재판장에서 선보인 의상 중에선 와인 컬러의 수트를 착장한 봉상필 변호사의 패션이 눈에 쏙 들어왔답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참 많았는데, 드라마 초반에 봉상필을 필두로 무법로펌의 멤버들이 자리잡아 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흥미진진했어요. 무법로펌 사람들이 혼신을 다해 그들의 모토를 몸으로 선보일 때 제대로 웃음이 빵 터진 재이의 미소는 참 예뻤고, 재롱잔치를 보는 것만 같았던 이들의 포즈는 유쾌함 그 자체였습니다.


재이의 함박웃음이 단순히 배우로의 연기가 아니라 현실 웃음에 가깝게 느껴져서 이 점 역시도 시선을 사로잡았다지요. 아마도, 직접 보면 훨씬 더 웃겼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 역시 그녀와 다를 바가 없었으니.

 

 

이와 함께 무법변호사 14회에서 무법 로펌의 직원으로 일하면서도 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던 금강이 변호사님은 좋은 판결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하재이가 답한 대답또한 인상깊었습니다.

 

"법전 한 장 안 읽어본 사람이 들어서 이해가 가면 좋은 판결이고법전 한 장 안 읽어 본 사람이 들어서 이해가 안 가면 나쁜 판결 아닌가?“

 

정말로 좋은 판결이라면 누구나 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정답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래서 명장면으로 남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언제나 직진하는 무법 로펌. 그들이 있었기에 드라마 무법변호사가 멋지게 완성되는 것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이 세상 어디에서도 쉽게 만나보기 힘든 멤버 구성이기도 했으니까요.

 

 

복수를 복수로 갚지 않고 정의로 실현시킨 변호사들의 고군분투기는 그런 의미에서 꽤나 오래도록 마음 속에 남을 것 같아요. 드라마는 끝이 났지만, 작품에서 귀를 기울이게 해준 노래와 연주곡을 포함한 20곡의 트랙이 수록된 OST가 발매됐기에 마지막까지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한 작품으로 무법변호사를 기억해도 좋겠습니다.

 

특히, 드라마의 메인 테마와도 같았던 iamnot(아이엠낫)‘Burn It Up’과 봉상필과 하재이의 러브 테마였던 베이빌론의 ‘Memories’는 꽤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듯 하네요^^